1세부터 시작하는 감정코칭

‘감정 따라 그림 그리기’로 아이-부모 정서 연결하기

앨이야 2025. 6. 20. 14:00

1. 말보다 그림이 먼저 나오는 아이의 감정

"오늘 유치원 어땠어?"
"몰라. 그냥… 괜찮았어."

이런 대화, 한 번쯤 해보신 적 있으시죠?
아이의 하루가 궁금해서 물어보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짧거나 무뚝뚝할 때가 많습니다.
사실 말로 감정을 설명하는 건 어른에게도 어려운 일이에요.
아이에게는 더더욱 어렵고 복잡한 일이죠.

이때 유용한 감정코칭 방법이 바로 **‘감정 따라 그림 그리기’**입니다.
아이의 말이 아닌 손과 색, 선과 모양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에요.
그리고 부모는 그 그림을 보고, 해석하기보다 **“느껴주기”**를 통해
아이와 감정을 연결하게 됩니다.

그림은 아이가 직접 고른 색깔, 모양, 크기, 방향 하나하나에
그날의 감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표현 수단입니다.
이 글에서는 그 구체적인 실천법과 효과, 반응법을 소개할게요.


2. 어떻게 하나요? 감정 그림 그리기 기본 흐름

준비물은 간단해요.
크레파스, 색연필, 스케치북 또는 A4용지, 그리고 아이와 함께 앉을 수 있는 조용한 시간.
놀이처럼 자연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중요해요.

도입 질문 예시:

  • "오늘 마음 날씨는 어땠어? 그 기분을 색으로 그려볼래?"
  • "기쁜 마음은 무슨 색일까? 화난 마음은 어떤 모양일까?"
  • "지금 기분을 그냥 아무 색으로 칠해보자. 마음 가는 대로!"

여기서 중요한 건 아이의 그림을 해석하려 들지 않는 것이에요.
“이건 뭐야?” “왜 이렇게 칠했어?”보다,
“이 색을 고른 이유가 있을까?”, “이렇게 그리고 나니 어때?”처럼
마음 안쪽을 들여다볼 수 있는 질문을 던져주세요.

💡 포인트: 아이가 그림을 다 그린 후, 그 그림을 “감정 이야기 그림책”처럼 이름 붙여보는 것도 좋아요.
예: "오늘의 마음 그림: 울퉁불퉁 분홍바다"


3. 부모와의 정서 연결은 ‘해석’이 아니라 ‘공감’에서 시작돼요

아이의 그림에는 정답도, 해석도 없습니다.
하지만 부모는 자주 이런 실수를 하곤 해요.
“왜 이렇게 시커멓게만 그렸어?”, “좀 밝은 색을 써볼까?”

이런 말은 아이에게 감정을 표현할 ‘자유’를 제한하는 말이 될 수 있어요.
대신 부모는 이렇게 말해보세요.

  • “이 색을 쓰고 싶었구나. 지금 기분이 그런가 보다.”
  • “이 선을 보니까 뾰족한 기분이 느껴져.”
  • “이렇게 그리고 나니 마음이 좀 달라졌을까?”

이렇게 그림을 통해 감정을 말 대신 꺼내 놓을 수 있게 도와주는 것,
그 감정에 “응, 나도 알아”라고 존중과 공감으로 반응하는 것,
이것이 바로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최고의 감정코칭입니다.

그림이 끝난 후에는 “이런 기분, 엄마도 느낀 적 있어”라는 공감 한마디가
아이에게는 “내 감정은 이해받을 수 있구나”라는 큰 안정감을 줍니다.


4. 꾸준히 실천하면 감정 표현이 더 자연스러워져요

‘감정 따라 그림 그리기’는 단순한 활동이 아니라
감정을 표현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감정 훈련의 일환입니다.

주 1회, 하루 10분만 정해도 좋아요.
“금요일은 마음 그림 그리는 날!”처럼 감정 표현 루틴을 만들어 주면
아이는 스스로 감정과 마주하고, 표현하고, 정리하는 힘을 얻게 됩니다.

또한, 누적된 그림은 ‘마음 성장 앨범’이 되기도 해요.
“이때는 분홍을 많이 썼네?” “이 시기에는 뾰족한 선이 많았구나.”
시간이 흐른 뒤 부모와 아이가 함께 보며 감정 흐름을 이야기할 수 있는 소중한 자료가 됩니다.

그림은 감정을 대신 말해주는 언어입니다.
아이의 손끝에서 시작된 마음이 부모의 따뜻한 시선으로 이어질 때,
그 안에 진짜 정서 연결이 이루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