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시간 떼쓰기? 감정코칭으로 접근한 사례
1. 떼쓰는 아이, 간식이 문제일까 감정이 문제일까
만 1세 아이들은 간식시간에도 떼를 쓰곤 합니다.
더 달라고 소리치기도 하고, 싫다고 뱉기도 하고, 때론 친구 간식을 가리키며 울기도 하죠.
이때 교사로서 우리는 종종 “왜 자꾸 떼를 쓰는 거지?”, “간식을 싫어하나?”라고만 생각하게 됩니다.
하지만 감정코칭 관점에서 보면, 간식은 단지 ‘표면적인 매개체’일 뿐,
진짜 중요한 건 그 순간 아이가 느끼는 감정입니다.
아이는 때로 ‘기다림에 대한 초조함’, ‘내가 원하는 걸 바로 갖지 못하는 좌절’,
‘다른 친구와 비교당하는 서운함’ 등 다양한 감정을 간식 행동에 담아내곤 해요.
즉, 간식 시간의 떼쓰기는 감정의 언어로 표현된 메시지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단순히 "안돼", "기다려야지" 하는 훈육으로는 해결되지 않아요.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읽고, 감정코칭의 언어로 반응해야 상황이 바뀝니다.
2. 실제 사례: 감정 읽어주기 하나로 달라진 아이
한 아이는 간식시간만 되면 꼭 우는 아이였습니다.
바나나가 앞에 있어도 먹지 않고, “싫어!” 하며 울고 뒤로 도망치기 일쑤였죠.
처음에는 간식을 싫어하나 싶었지만, 관찰을 통해 알게 된 건
‘배고픈데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불편했던 감정이었습니다.
그 아이는 기다림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고,
간식을 받기 전 친구들이 먹는 걸 보며 초조해하고 있었던 거죠.
이 사실을 알고 난 뒤, 교사는 아이에게 이렇게 말했어요.
“지금 배고픈데 기다리는 게 힘들구나.”
“선생님이 너 먼저 챙겨줄게. 기다리는 동안 우리 바나나 노래 불러볼까?”
그 한마디에 아이는 울음을 멈췄고, 시간이 지나자 친구들이 먹는 걸 보며
웃기도 하고, 함께 기다리는 경험을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감정을 읽고 말로 인정해주는 것, 그것이 감정코칭의 힘이었습니다.
3. 교사의 말 한마디가 감정도 바꾼다
감정코칭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의 행동에 바로 반응하기보다는,
그 행동 속 감정을 찾아내고, 말로 이름 붙여주는 일입니다.
"더 먹고 싶었구나", "기다리는 게 힘들지", "속상했구나" 같은 문장은
아이 스스로 자신의 감정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데 큰 도움을 줍니다.
또한 교사가 공감적인 표정과 편안한 목소리로 말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기다려야 해”를 단호하게 말하는 것보다,
“지금은 기다리는 시간이지만, 곧 너 차례가 올 거야”라고 말해주는 것,
그 안에 감정을 함께 느끼는 태도가 담겨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대화가 반복되면, 아이는 어느 순간부터 감정이 올라올 때
"나 배고파서 속상해"라고 스스로 표현하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감정코칭의 가장 큰 변화입니다.
4. 간식 시간도 감정 배움의 시간이에요
간식시간은 단지 영양을 섭취하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들의 감정과 사회성이 훈련되는 아주 중요한 일상 루틴입니다.
특히 만 1세 시기의 아이들은 먹는 경험과 감정이 강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이 시기에 감정코칭이 잘 이루어지면 이후의 식사 시간, 생활 습관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감정코칭 교실에서는 간식시간에 짧은 기다림 카드,
‘기분은 어때?’ 그림판, 간식 줄 차례표 등을 활용해
아이들이 자신의 기분을 말하고, 차례를 인식하며, 감정을 조절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돕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교사가 아이의 떼쓰기 행동을 감정의 신호로 바라보는 관점을 갖는 것입니다.
그래야 아이의 마음이 열린다는 것을, 우리는 현장에서 수없이 경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