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세 보육과정 해설

관찰 중심 보육이란? 평가 대신 바라보는 힘

앨이야 2025. 6. 25. 14:00

1. 교사의 ‘눈’이 아이의 성장을 기록합니다

보육 현장에서 교사가 가장 자주 듣는 말 중 하나는 “오늘은 어떤 활동을 했나요?”일 것입니다. 하지만 0~2세 보육에서 중요한 건 ‘무엇을 했는가’보다 ‘어떻게 놀이하고, 어떤 변화가 있었는가’를 바라보는 일입니다.
2024 개정 표준보육과정은 이를 반영하여 ‘관찰 중심 보육’을 강하게 강조하고 있어요.

관찰 중심 보육이란, 아이의 놀이와 일상에서의 반응, 표현, 시도 하나하나를 주의 깊게 지켜보며 발달을 추적하고, 교사의 지원 방향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아이의 현재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배움과 변화를 발견하는 것—이것이 바로 관찰 중심 보육의 핵심이에요.


2. 평가보다 ‘관찰’이 중요한 이유

기존의 보육은 종종 ‘발달평가’를 중심으로 진행되곤 했습니다. 아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기준에 도달했는지를 확인하고 점검하는 방식이었죠. 하지만 영아기는 성장을 수치로 규정하기보다는 느낌, 감정, 관계 속에서 천천히 피어나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이제는 평가보다도 ‘관찰’이라는 방식이 더욱 중요한 시대가 되었습니다.

2024 개정 과정은 교사에게 “아이를 판단하지 말고 바라보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한 아이가 또래와 어울리지 않고 혼자 블록을 쌓고 있다면, ‘사회성이 부족하다’고 단정 짓기보다 그 아이가 몰입을 통해 어떤 표현을 하고 있는지, 그 시도를 통해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시선이 필요하죠. 관찰은 평가와 다르게, 열린 마음으로 기다리는 자세를 동반해야 합니다.


3. 관찰은 곧 ‘관계 맺기’입니다

아이를 잘 관찰한다는 것은 곧 아이와의 관계가 깊어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관찰은 단순히 메모나 기록을 위한 행위가 아니라, 아이의 관심사와 감정 상태를 이해하고, 놀이의 흐름을 존중하며, 적절한 순간에 지지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과정이에요.

예를 들어, 한 아이가 매일 모래를 손에 비비며 반복 행동을 할 때, 단순히 ‘모래놀이를 좋아한다’로 끝내지 않고, 그 손끝 감각에서 어떤 안정감을 느끼는지, 어떤 순간에 그 놀이가 시작되는지를 꾸준히 지켜보면, 아이에게 필요한 정서적 안정이나 감각적 자극을 맞춤형으로 지원할 수 있게 됩니다. 관찰은 아이의 말하지 못하는 마음을 읽어내는 언어이자, 교사의 감수성을 키우는 훈련이기도 합니다.


4. 관찰 중심 보육이 교사의 성장을 이끈다

많은 교사들이 ‘기록이 어렵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관찰 중심 보육에서의 기록은 평가서처럼 정답을 채우는 게 아니라, 하루 동안 교사가 어떤 마음으로 아이를 바라봤는지를 남기는 과정이에요. 오늘 어떤 놀이에 가장 오래 머물렀는지, 어떤 표정으로 친구에게 다가갔는지, 어떤 소리를 반복하며 기뻐했는지—이 작은 조각들이 모여 아이의 성장 스토리가 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교사 자신에게도 큰 성장의 기회가 돼요. 아이의 발달을 ‘끌어내야 하는 대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머물고 지켜보며 자연스럽게 피어나는 존재로 바라보게 되면서, 교사의 마음가짐도 달라지게 됩니다. 평가 대신 관찰을 선택하는 것—그건 아이를 존중하는 일이자, 교사로서 자신을 다듬어가는 교육적 성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