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세부터 시작하는 감정코칭

분리불안을 감정코칭으로 극복한 적응기

앨이야 2025. 6. 22. 20:00

1. 분리불안,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입니다

만1세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가장 흔하게 보이는 정서적 반응 중 하나는 바로 분리불안입니다.
등원하면서 울음을 터뜨리고, 엄마 품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모습은
교사뿐 아니라 부모에게도 큰 걱정을 안겨주죠.
“이렇게 매일 울어서 괜찮을까?”, “내가 너무 일찍 보낸 건 아닐까?”
이런 질문들을 품게 되곤 합니다.

하지만 분리불안은 정서적 애착이 형성되었기 때문에 나타나는 반응이에요.
엄마, 아빠, 주 양육자에 대한 애착이 안정되어 있기 때문에,
그들과 떨어지는 상황이 ‘불안’으로 느껴지는 건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문제는 이 감정을 어떻게 다루고, 어떻게 아이가 안전함을 회복하게 도와주느냐에 있어요.
바로 이 지점에서 감정코칭이 큰 힘을 발휘합니다.


2. 울음 뒤에 숨은 감정을 함께 인정해주기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2주 동안 매일 아침 등원 시간에 울며 교실 밖에서 떨어지지 않았어요.
교실 문 앞에서 “엄마~ 엄마~”를 외치며 발버둥 치는 모습은
어른의 마음도 아프게 만들 만큼 절박했습니다.
하지만 며칠간 그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면서 알게 된 건,
아이가 단순히 엄마를 찾는 게 아니라,
불안한 감정을 표현하고 안심을 원하는 과정이라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어느 날, 교사는 아이를 억지로 떼어놓기보다
이야기를 건넸습니다. “지금 엄마랑 떨어지는 게 슬프구나.”
“선생님도 네가 많이 보고 싶은 마음을 느껴. 엄마가 다시 온다는 걸 알아도, 지금은 마음이 힘들지.”
이 말에 아이는 당장은 울음을 멈추지 않았지만,
잠시 눈을 맞추고 교사에게 얼굴을 비비기 시작했어요.
그건 ‘이 사람은 내 마음을 알아준다’는 최초의 연결이었어요.


3. 아이가 신뢰를 느끼는 감정 대화의 반복

분리불안을 겪는 아이에게 감정코칭은 말 그대로 신뢰 형성의 도구입니다.
아이들은 감정을 조절하는 법보다, 감정을 ‘겪고 있는 중’이에요.
그래서 이 시기에는 무엇보다 반복적인 감정 이름 붙이기
안전한 관계 안에서의 감정 수용이 필요합니다.

교사는 매일 아침 아이가 울 때마다 동일한 어투로 말했습니다.
“지금 속상하지? 엄마랑 떨어지니까 마음이 찌릿찌릿해.”
“그래도 선생님이 기다려줄게. 네가 울어도 괜찮아.”
이 말들이 반복되자, 아이는 점차 울음을 줄였고,
시간이 흐르자 손을 내밀어 교사의 품에 안기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몇 주 뒤, 아이는 등원 후 10분 만에
놀이에 참여하며 웃음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4. 분리불안을 통한 감정 성장의 기회

감정코칭은 단순히 울음을 멈추게 하는 기술이 아니에요.
아이의 감정 그 자체를 존중하고, 마음의 근육을 길러주는 과정입니다.
분리불안은 누구나 겪는 자연스러운 반응이지만,
그 과정을 ‘억제’하느냐, ‘안아주며 지나가느냐’에 따라
아이의 정서 발달에는 큰 차이가 생깁니다.

이 아이는 감정코칭을 통해
자신의 불안한 감정을 표현해도 괜찮다는 걸 경험했고,
그 감정을 받아주는 사람과의 안정된 애착을 형성했어요.
그렇게 하루하루의 감정 대화는
결국 아이의 ‘혼자서도 괜찮다’는 내면의 힘을 만들어갔습니다.

분리불안은 아이의 마음이 자라는 과정입니다.
울음도, 불안도, 모두 감정이 흘러가는 통로이고
우리는 그 흐름을 함께 걸어주는 사람이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