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기다려”라는 말이 어려운 이유
어른들이 아이에게 가장 자주 하는 말 중 하나는 “기다려”입니다.
하지만 감정 조절이 아직 발달 중인 만1세 아이들에게
‘기다리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장난감을 당장 갖고 싶은데 친구가 먼저 가지고 있을 때,
선생님이 다른 친구를 먼저 도와주고 있을 때,
아이는 당연히 서운함이나 초조함을 느낄 수밖에 없죠.
이때 아이는 울거나, 소리 지르거나, 물건을 던지는 등의 행동으로
감정을 드러내게 됩니다.
이런 행동을 단순한 버릇이나 ‘인내심 없음’으로 보지 않고
조절되지 못한 감정의 신호로 바라보는 것이 감정코칭의 첫걸음이에요.
‘기다릴 줄 아는 힘’은 단순한 훈육이 아니라
감정을 인식하고, 안정되게 다루는 능력에서 출발합니다.
2. 감정 이해 없이 기다림은 억압이 된다
한 아이가 장난감 자동차를 갖고 싶어 했습니다.
다른 친구가 먼저 사용하고 있었고, 교사는 “지금은 ○○가 사용 중이야. 기다려야 해”라고 말했죠.
하지만 아이는 곧 울음을 터뜨리며 달려들었고,
상황은 눈깜짝할 새에 다툼으로 번졌습니다.
이 장면에서 중요한 것은 아이의 감정을 먼저 인정받지 못했다는 점이에요.
교사는 아이를 안으며 말했습니다.
“○○가 자동차 갖고 싶었구나. 지금 너무 갖고 싶은데 친구가 먼저 쓰고 있어서 속상한 거야.”
이후 “이제 선생님이 도와줄게. ○○가 사용할 수 있을 때 알려줄게.”라고
기다림을 구체적으로 안내해주었어요.
아이는 여전히 울고 있었지만,
교사의 진심 어린 감정 인정과 기다림의 시간에 대한 예고를 들은 후
조금씩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어요.
기다림은 감정이 조절된 상태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순간이었죠.
3. 감정코칭으로 만들어진 ‘기다림의 경험’
‘기다려야 해’라는 말만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코칭은 아이가 기다릴 수 있도록 감정을 조율하는 경험을 제공해야 합니다.
교사는 아이에게 감정 이름을 붙여주며,
기다리는 동안 무엇을 하면 좋을지 구체적으로 제안해줍니다. 예를 들면:
- “○○가 지금 화가 난 건, 자동차가 너무 갖고 싶어서야.”
- “이 기분은 아주 자연스러워. 선생님이 알아.”
- “기다리는 동안 다른 퍼즐 맞춰볼래?”
- “친구가 다 쓰고 나면 ○○ 차례가 올 거야.”
이런 식으로 감정에 공감하고 대체 활동을 제공함으로써
기다림의 시간을 ‘감정이 다루어지는 시간’으로 전환할 수 있어요.
이 과정은 단순히 억누르는 훈육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감정을 다룰 수 있게 도와주는 내면의 성장 시간이 됩니다.
4. 기다림은 감정 성숙의 신호입니다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은 단순히 질서를 지키는 능력을 넘어,
자신의 욕구를 조절하고 감정을 인식하며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고려하는 정서적 성숙의 시작입니다.
감정코칭은 바로 이 성숙을 이끌어내는 다리 역할을 해요.
처음에는 힘들어하던 아이도,
“지금은 친구 차례야. 너도 곧 할 수 있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기 시작하고,
친구가 놀이를 끝낸 후 자연스럽게 이어받는 모습을 보입니다.
그 과정은 눈에 띄게 성장한 감정조절의 흔적이죠.
우리는 기다림을 ‘참는 것’으로 가르치지 않고
‘기분을 이해받으며 견디는 것’으로 가르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때 아이는 억눌린 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감정을 안아주는 연습을 하게 되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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